회상
지금으로부터 약 4년 전이었지, 아마. 2005년 말을 발칵 뒤집어놓았던 황우석 사태 말야.
사실 난 PD수첩에서 윤리적인 면을 건드렸을 때, '이 정도는 당연히 고려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했었단 말이지. 그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PD수첩을 때리는 게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네. 블로그 초창기였는데, 난생 처음 악플이란 걸 받아봤던 것도 그때였고.
그래도 그땐 황우석의 연구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은 들진 않았어. 12월 15일, 아직도 나는 그 날짜를 선명하게 기억하는데, 학원은 어차피 늦었고 천천히 버스나 타고 나갔다 오자 하는 생각으로 탔던 버스에서 9시 뉴스를 하더라고.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지. 나도 이 사건이 이렇게 커질 거라곤 상상도 못 했고. 집에 와서 PD수첩 내용을 전해듣고는 한동안 할 말이 없었어.
음. 어제 1심 선고가 나왔다고 하더라고. 집행유예. 지식인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걸 어긴 셈 치고는, 아니 사기 친 사람 치고는 약하지 않나 싶지만. 은근히 황우석을 불쌍한 사람으로 몰고 가는 사람들을 보면 아직 갈 길이 멀었지 싶어. 서울시 구청장 25명 중 24명이 탄원서에 서명했다며. 에휴... 아직 갈 길 멀었지. 너무 멀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