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그린 데이(Green Day)가 새 앨범을 냈다! 2004년의 이후 라이브 앨범만 딱 하나 냈을 뿐이니, 5년만의 신보인 셈이다. 1987년에 결성돼 1989년에 첫 앨범을 내고, 1994년의 로 메이저로 발돋움한 밴드이니 그린 데이도 '20년 묵은 밴드' 급에는 들긴 하지만, 앨범이 너무 안 나오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긴 했다. 그런데 글쎄, 이들의 새 앨범은 18개 트랙, 그리고 서곡과 3부로 구성된 락 오페라 앨범이었다. 세상에나.

[caption id="" align="aligncenter" width="540" caption="21st Century Breakdown, Green Day"]21st Century Breakdown, Green Day[/caption]

전작 은 "Jesus of Surburbia"를 중심으로, 'St. Jimmy'나 'Whatsername' 등이 등장하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컨셉 앨범이었다. 어느덧 식상한 펑크 밴드가 되어버린 그린 데이는 새로운 시도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결국 그들은 이전과 전혀 다른 접근법으로 곡을 만든 으로 자신들이 식상한 펑크 밴드와 얼마나 다른지 스스로 증명해냈다.

그리고 등장한 곡이 바로 Know Your Enemy. 싱글 커트된 곡이긴 하나, 이런 지루한 곡을 싱글로 커트할 생각을 다 했다는 게 신기할 정도의 곡이었다. '에, 그린 데이의 신곡이라니 일단 듣기는 해야 할 거 같은데, 벌써부터 좀 지루하네?' 정도가 첫 감상 느낌. 아니나 다를까, izm도 이 곡을 까고 있더라. "이들의 감각이 예전만 같지는 않"다는 게 확실하네 마네 하며. 다만 이들 역시 평가함에 있어 약간의 유보를 하려는 분위기를 보였는데, "컨셉 앨범이라면 이번 싱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는 말이 바로 그 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각에 대한 코멘트를 하는 삽질을 하고 말았지만. (사실 그만큼 Know Your Enemy가 별로인 곡이긴 하다. 나라도 그렇게 까고 싶었을 정도로;)

여하튼, 이번 앨범 역시 컨셉 앨범이다. 하지만 과는 판이하게 다른 음악을 들려준다. 건조함의 극치를 보여줬던 저번 앨범과 달리, 이번 앨범은 풍부한 사운드로 가득하다. 스트링의 활용도 돋보이고, 지난 앨범보다 조금 더 탄탄하게 틀을 잡은 느낌이다. 게다가 이번 앨범은 그냥 컨셉 앨범이 아니라, 3부 구성의 락 오페라다. 왜 이 앨범 제작에 5년이나 걸렸는지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성공적인 귀환이다. 역시 그린 데이는 그린 데이다.

꼬랑지. 비슷하게 5년 걸린 앨범인 은 투어 하느라(Vertigo 투어가 아-주 오랫동안 계속됐다는 건 워낙 유명하다.) 가 아니라, 릭 루빈과 했던 프로젝트가 한 번 엎어져서 5년이 걸렸다. 릭 루빈과 함께 했던 음악은 2006년 말 이란 베스트 앨범에 딱 두 곡 들어있었는데, 공교롭게도 그 중 한 곡인 The Saints are Coming 이란 곡은 그린 데이와 함께 부른 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