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는 무던히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 마음 속으로 '완성했다'고 느낀 것을 내보내기는 너무 어렵다.

20대 초반인 놈이 나이를 몇이나 먹었다고 이러는진 모르겠다. 손 가는대로 쓰고 쓱 훑어보고 글을 올렸던 게 옛날의 나다. 지금의 나는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결국 멈춘다. 누르기 좋게 파란색으로 칠해진 Publish 버튼을 누르지 못한다. 완성된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에만 사로잡혀있다. 그 강박에 사로잡힌지 4년째다. 글이 올라오지 않으니 아무도 이 곳을 찾지 않는다.

왜 이럴까 잘 생각해보면, 결국 이건 내 방식의 문제다. 굳이 글의 개요를 그림으로 그려가며, 글로 써가며 잡지 않아도 난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었다. 내가 요구하는 수준은 높아졌다. 하지만 내 방식은 바뀐 게 없었다. 논리 전개가 매끄러운 글을 쓰자고 다짐해놓고,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하얀 화면에 키보드를 두드린다. 주제의식은 있다. 하지만 밑그림이 없다. 글은 방향을 잃는다. 같은 말을 또 반복한다. 좋은 글이 나오지 않는다. 예전엔 어떻게 글을 썼을까? 애석하게도, 예전의 내 글은 지금 다시 읽어보면 부끄러운 글이다. 그땐 내 글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다. 정확히 말하면, 좋은 글이 무엇인지 몰랐다.

잘 생각해보면 내가 '숙련된 사람이면 개요같은 것은 굳이 정확히 세우지 않아도 돼'라는 말을 배운 적은 없다. 나 혼자 자만하며 그렇게 착각했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것은 내가 못났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는 다르다. 내가 못난 것은 맞다. 하지만 내 가장 큰 실수는 어쩌다 몇 번 잘났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한없이 자만한 것이다. 다시 자만하면 결국 다시 지금과 똑같은 고민을 하고 말 거다.

그래서 결국, 다시 또 새로워지자는 다짐을 한다. 이렇게 다짐만 한지, 문제의식만 가진지 4년째다. 문제의식만 가진 게 가장 큰 문제라는 걸 알아차린지도 4년째다. 또 한 번 "달라져야한다" 라고 쓴다. 몇 번째 다시 쓴 것인지는 셀 수도 없다.

규칙적으로 글을 쓰자, 기본을 지키자는 나와의 약속을 다시 한 번 한다. 셀 수 없이 많이 깼던 약속이다. 다시는 깨고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