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내가 참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더라. 속을 뜯어보면 특별한 사람이었을진 몰라도 나란 사람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너무나도 평범했다.

고등학교때, 참 많은 걸 하고 싶었다. 내가 이루고 간 몇 가지가 지금 잠깐 떠오른다. 하지만 그도 잠시. 내가 하지 못하고 간, 내 후배들에게 남기고 간 수많은 빚들에 내 마음은 너무도 무거워진다.

내가 하나의 학생으로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그저 학교의 시스템에 따라가다가, 불만이 있으면 뒷담이나 늘어놓는 것. 학교가 싫어하지 않는 선에서 몇 가지 활동을 할는 것.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의 전부였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무기력했던가? 언제까지 이렇게, 그저 '행동하지 않는 양심'으로 살아갈 것인가? 모르겠다. 나 자신부터 바꿔야 하는데. 그게 다른 모든 것보다 중요한 건데. 그저 앞에 쌓여있는 당장 해치워야 할 일들만 해치우다보면 분명히 언젠가는 '내가 뭘 했었지' 하는 생각을 하며 후회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