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4개월 전부터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에서 시스템 개발팀으로 봉사를 해오고 있고, 이번 가을부터는 교수팀에 합류해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며 느낀 점을 이 카테고리에 담으려 합니다. 많은 호응 부탁드려요.

우리 공교육의 가장 큰 단점은, 한 사람이 가르치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생기는 문제는 '모든 아이들에게 맞춘 교육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있을 것이고, 이는 사교육이 이른바 '수준별 교육'을 통해 보강하고 있는 점이기도 하다. ((여기서 조선일보의 아주 나쁜 버릇이 드러나는데, 평준화가 허울뿐이라며 수능 점수를 나열하는 게 바로 그것이다. 수능 점수는 공교육이 얼마나 잘 하는가가 아니라, 사교육이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서 훨씬 많이 갈리지 않나? 대체 이 신문은 언제 자기에게 유리한 데이터를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서술하는 고약한 버릇을 고칠까?)) 하지만 거기서 생긴 문제가 그것뿐이랴. 한 사람이 가르쳐야 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아이들의 꿈을 키우지 못 한다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아이들의 꿈이란 건 수치화 할 수도 없고, 우열 비교도 어렵다. 결국 '평가'라는 것을 통해 비교할 수 있는 건 '얼마나 대학 많이 보냈나', '일제고사 성적 얼마나 나왔나'일 뿐이고, 아이들의 꿈을 길러줘야 할 학교는 아이들을 점점 더 경쟁 속에 빠트리는 데 열중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가장 나중에 포기하는 것이 사교육이니, 저소득층 아이들도 대부분 사교육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사교육, 방과후 학교로 아이들을 보내면 보낼 수록 부모들이 아이와 대화하는 시간은 줄어드는 법이고, 생업에 바쁜 부모들일 수록 아이와 대화하긴 더더욱 힘들어지는 법이다. 결국 부모들은 아이와 진솔하게 대화하기보단, 성적표 하나로 아이들과 대화하는 편을 택한다. 그래서일까, 안타깝게도 우리반 아이 중 가장 성적이 떨어지는 아이의 부모가 교육장에 전화를 했을 땐 그 아이의 성적이 유달리 낮게 나왔던 때였다. 그 아이는 늘 한결같이 공부에 집중을 못했지만, 결국 부모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건 그 아이가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가 아니라 그 아이의 성적밖에 없다는 소리 아니겠는가.

그래서일까? 아이들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눠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지만, 아이들에게 '꿈이 뭐니' 하고 물어봤을 때 꿈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아이가 있다. 이번 학기의 내 목표는 그 아이에게 꿈을 심어주는 거다. 공부를 지지리도 안 하려고 하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동기 부여를 해주는 게 이번 학기의 목표다. 그게 잘 될진 모르겠지만, 이렇게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저소득층 아이들을 가르치려는 이유는 학원의 대체재 역할에서 그치기 위함이 아니라, 그 이상을 추구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