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난 주에는 두 개의 공연이 있었다.

하나는 6개월의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던 소음 정기공연이었고, 또 하나는 세 번 정도 맞춰본. 곡 수도 딱 세 곡에, 악기 구성도 참 소박했던, 배나사 3학년 졸업 축하 공연이었다. 당연히 전자가 내 나름대로의 우선순위에서는 후자보다 한참 위였다.

그런데 그 공연들을 끝내고서 느낀 느낌은 많이 달랐다. 정기공연을 끝냈을 때 든 기분은 해방감이었다. 이거 때문에 속 참 많이 썩었는데. 이제 나 하고픈 거 할 수 있구나 하는 해방감. 그리고 아쉬움도. 내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수란 실수는 다했다는 그런 아쉬움 말이다.

하지만 졸업 축하 공연은 그게 아니었다. 좋은 공연은 테크니컬한 면이 완벽한 공연이 아니라,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공연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우리가 준비한 마지막 곡, 브로콜리 너마저의 "졸업"이 끝났을 때였다. 갑자기 아이들이 불을 껐다. 공연팀, 아니 선생님들 모두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아이들은 초코파이로 케이크를 만들어, 근처에서 살 수 있었던 스파클로 폭죽을 꽂아 불을 붙였다. 그리고 우리에게 "스승의 은혜"를 불러줬다. 아이들이 중간 가사를 잊은 거 보니, 조금 즉흥적이었던 이벤트였던 것 같았다.

아이들이 불을 껐던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1년 반 동안 가르친 아이들과 마지막으로 보내는 밤이었다. 같이 공연한 선생님들이야, 공연 많이 해본 사람들이니 이런 거 준비하는 게 어렵진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스승의 날이 아닌 이상 내가 "스승의 은혜"를 불렀던 날이 있었나. 참 고마웠다.

앞으로도 많은 공연을 더 할 것 같다. 소음 안에서든, 배나사에서든, 아니면 지금 친구랑 시작하고 있는 밴드든 뭐든 어떻게든. 하지만, 지금부터 다른 어느 사람이 물어봐도, 당신에게 최고의 공연은 언제였나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늘 같을 것이다. 내게 최고의 공연은, 2010년 11월 27일, 배나사를 졸업하는 아이들과 함께 했던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