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아무리 생각해도, 아무리 양보해도 삼성이 주장하는 무노조라는 거, 그거는 개똥 철학이다. 그런 말도 안되는 걸 철학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웃기고, 그런 주장을 했던, 기업가로서는 반드시 챙겨야 할 노사관계에 대해서는 빵점짜리인 사람을 훌륭한 기업가라고,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신문이 우리나라 신문 업계 2위를 다툰다는 사실도 참 부끄럽다.

무노조, 그건 안 된다. 아니, 그게 삼성이 주장하는 대로 노조를 만들 필요가 없는 기업으로서의 '비노조' 경영이라면 모를까. 노동자들이 필요성을 느껴서 노조를 만들려 해도 그걸 억지로 막는, '비'노조를 넘어선 '불'노조를 한다면, 그건 틀린 거다.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월경을 하지 못하는 게 다반사라면, 암에 걸려도 호소할 데 없다면, 그래서 외부 언론과 접촉할 용기씩이나 낼 필요가 있는 기업이라면, 그런 기업은 실패한 기업이다. 아니, 더러운 기업이다. 내 목숨을 돈과 바꿔야 한다? 글쎄. 다 살자고 하는 짓인데.

만약, 내가 삼성에 입사하게 된다면 나는 평생동안 부끄러워하며 살 것 같다. 삼성은 정확하게 내 신념과 정 반대에 서있는 기업이다. 신념을 꺾고 사는 삶이라, 난 그렇게 살고 싶진 않다. 그 안에서 노조 만든다 하면, 부모님까지 회유하는 기업이라.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그런 곳에선 일하지 않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