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좀 오른쪽으로 갔다 왼쪽으로 갔다 그럴 자유는 있어야 한다." ((박현희, 「좌우를 오고 갈 자유는 가능한가」, <한겨레21> 762호에서 재인용.))

애석하게도 김지하가 말하는 "오른쪽으로 갔다 왼쪽으로 갔다"는 자기가 얼마나 무식한지 드러내는 자살골을 몇 개를 넣을 건지 심사숙고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튼 그는 그렇게 말했다. <부산일보> 칼럼에서 그는 말한다. "봉하마을에서 악을 악을 쓰는 맑스 신봉자들" ((김지하, 「[김지하 칼럼] 나의 이상한 버릇」, <부산일보>, 2009년 5월 28일자.)) 이라고.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왔다. 아, 김지하, 이렇게 무식한 사람이었구나.

그냥, 이 사람을 보면, 요샌 그저 안쓰러운 마음만 든다. 그가 원하는, '생명'이라는 거대한 담론 하나에 완전히 파묻힌 모양이다. 그러고는, 모든 가치를 완전히 망각한 모양이다. 자신의 과거마저 부정한다. 타는 목마름으로는 "호랑이 담배 먹던 것" ((위의 글)) 이란다. 안쓰럽다. 이 사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망가졌다.

- 덧붙여. 김지하 자신은 자신의 생각을 동전 뒤집기 게임처럼 뒤집는 게 아무런 문제가 없는 양 생각하는 모양인데. 아니다. 그건 책임의 문제다. 글쟁이는 자신의 말과 글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어줍잖게 진중권씨 비판하며 현대미학따위 전혀 모른다는 걸 만방에 보여줬던 그 말, 정말 김지하 자신은 책임 질 수나 있는 걸까? 모르겠다. 그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여기서 이미 그의 글쟁이로서의 생명은 끝났다. 믿을 수 없는 글쟁이는, 그저 양치기 소년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