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회의감
가끔 블로그를 함에 있어 회의감이 들 때가 있다. 나의 부끄러운 글, 혹은 나의 논쟁적인 글이 내가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이 나를 멀리하게 될 수 있진 않을까.br /br /물론 한 사람의 인격과 한 사람의 사상은 분리되어야 한다. 그 사람의 사상은 미워해도 그 사람은 미워하지 마란 말이 있지 않던가. 하지만 이 말은 ‘일반 사람’들에게 잘 먹히는 말은 아니다.br /br /가슴에 손을 얹으면... 나에게도 그 말이 잘 먹히는 말은 아닌 것 같다. 나도 한 사람의 사상이 지독하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사람을 미워하게 될 때가 있다. 자주.br /br /br /내가 지독하게 싫어했던 한 사람이 있었다. 그와 직접 대면하기 전에는 나는 그를 정말로 증오했었다. 그의 글은 정말이지, 역겨웠다. 너무 보수적, 아니, 그렇게 말하는 것이 보수에 대한 모욕이리만큼 극우적이었다.br /br /나는 그를 언젠가 메신저상으로 만났던 적이 있다. 그가 나에게 말했다. “나를 굉장히 싫어하시겠죠?”br /br /그때, 나는 그, 사람 자체에 대한 미움이 눈 녹 듯이 사라지는 걸 느꼈다. 아, 내가 오판했구나. 역시 인격과 사상은 분리되어야 마땅하구나. (물론, 난 아직 그의 글에 한 번도 동의한 적 없다. 그 때 이후로도.)br /br /미안...하다는 생각이 지금에야 든다. 그 사람 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br /br /br /안다. 나의 글에 동의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동의하지 못할 사람도 분명히 있다는 걸. 그런 걸 느낄 때면 이렇게 ‘정치적인’ 블로그를 한다는 것에 회의감을 느끼곤 한다.br /br /하지만 단 한명이 자신의 음악을 들어줄 때까지 음악을 하겠다는 신해철씨처럼, 이 짓을 포기할 순 없을 것 같다. 그닥 메이저라 부를 수 없는 내 블로그에 누군가는 분명히 찾아올 것이고, 누군가는 나의 글을 읽을 것이고, 누군가는 댓글을 남길 것이고, 누군가는 구독할 것이고, 누군가는 공감을 표할 거란 걸 아니까. 그게 제로가 될 때까지 난 이 짓을 계속 해야겠다. 그게 내 의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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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ss @ 2006/10/3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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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 만한 글이군요
사상과 인격은 분리되어 있다
....
한 번도 짚고 넘어간 적 없는 것 같은데 ....
근데 궁금한게 한 가지 있군요.
그렇다면 그 사람을 싫어하는 이유로 사상을 들먹이는 건 옳지 않다는 거겠군요
근데 제 생각은 좀 다르네요
사실 사람을 싫어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 필요는 없지 않나요?
또 그 사람의 사상을 알기 전에 이미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지 않을까요?
사상은 보통 지인에게나 논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의견이 궁금하군요?-

ZF. @ 2006/10/30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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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는 종이 한 장 차이라 생각합니다만, 그게 사상 때문이라면 좀 비겁한 호/불호인 것 같다-란 의도였습니다.
누군가의 (사상이 담긴) 글로 어떤 사람을 가장 처음 알게 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나중에 그를 실제로 만날 때에, 그 글이 그에 대한 호/불호를 결정지었을 가능성은 대단히 큽니다. 하지만 그의 성격이 자신이 좋아할 만한 성격이었다면요.
글에 있는 예 말고, 예를 하나 더 들려다 말았습니다. 제가 직접 겪은 게 아니고 여러 분들께 들은 거라, 직접 언급하긴 좀 그런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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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룡 @ 2006/10/3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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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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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F. @ 2006/10/30 15:57-

- 응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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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씨 @ 2007/01/1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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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울림이 참 크네요.
아직 굉장히 젊으신 것으로 아는데(그래서 참 부럽기도 합니다.. 솔직히.. -_-;) 연륜이 느껴지는 노인의 지혜를 가지신 것 같습니다.
다만 인격과 사상이 분리가능할까를 생각하면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인격이라는 말과 사상이라는 말이 갖는 추상성 때문에, 달리 말하면 그 말들은 너무 '큰 덩치'를 갖는 말이라서, 즉, 그 말 각각의 내적 층위들이 달라서 그런 '상황'도 있을 수 있고, 그렇지 못한 상황도 있을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아무튼, 제로피시님 꼭 기자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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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F. @ 2007/01/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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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좀;;; (전 90년생입니다;;)
저 글에선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정치 성향을 가리키는 말로 각각 ‘인격’과 ‘사상’이란 말을 썼습니다.
제가 기자가 되도 일을 잘 할 수 있을진,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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