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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F's America Days Part.5 - 로스엔젤레스를 느끼다

2007/01/09 13:19, 글쓴이 mindFULL
이게 얼마만일까. 그동안 너무 게을렀나보다. 무려 두 달 전 일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니! 기왕 시작한 걸 마무리를 지으려면, 어쩔 수 없다. 더 남겨야지.

다시 말하지만, 무려 두 달 전 일이다. 이젠 기억도 나지 않을 법하다. 하지만, 난 아직 이날들을 선명히 기억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왜 내 머리 속엔, 역시 사람 사는 자리일 미국이 ‘파라다이스’로 기억되고 있는 걸까?
난 미국을 여행하면서, ‘현실의 고민’이란 걸 모두 잊고 있었던 것 같다. 그 동안, 한국에선 부동산 폭등이 갑자기 이슈가 되고, 인터넷도 들끓었지만, 난 그 모든 걸 잊고, 심지어는 성적에 대한 고민까지 모두 잊고 편안하게 여행만 즐겼다. 그래서일까, 난 여행에만 집중했고, 그 모든 기억은 고스란히, 내 머리 속 깊은 곳에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각설하고, 여행기로 돌아가자. 이날은, 정말 피곤했던 기억이 난다. 오랜만에 인터넷이 되는 호텔로 와, 여행기 중 몇개를 올리고, 사람들을 만나느라 밤을 샜기 때문이다. 그 피곤한 몸은, 버스에 올랐고, 버스는 로스엔젤레스 자연사 박물관으로 그를 데려다줬다.
여기서 느낀 건, 규모가 엄청나게 크다는 것 정도. 그 이상의 감흥은 없었다. 서울, 아니 한국엔 이 정도 규모의 박물관이 얼마나 있으며, 그 박물관이 시민과 얼마나 가까운 곳에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감흥이 없었던 것도 박물관이란 곳이, 내겐 그저 지루한 곳으로만 느껴졌기 때문이 아닐까.

박물관에 대한 ‘안 좋은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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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규모가 커, 사진 찍다 포기한 로스엔젤레스 자연사 박물관. 천천히 넘겨가며 감상하세요.

박물관 하면 떠오르는 건, 초등학교때의, 그다지 좋지 않은 기억뿐이다. 매우 뜸하게 찾아갔고, 그저 선생님만 졸졸 따라다니는 무료한 시간. 그저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그런 시간. 난 그게 싫었다. 내가 ZF's America Days Part 3에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Exploratorium을 칭찬했던 이유가 이거다. 일방적인 정보 수용이 아니라, 체험으로 얻어내는 광경을 즐길 수 있었으니까. 하여튼, 로스엔젤레스 자연사 박물관도, 큰 감흥은 없었다. 그저, 그랬다.


로스엔젤레스의 교과서적인 풍경

로스엔젤레스는, 교과서적인 도시였다. 중심지 이론, 딱 그대로다. 우선 도시가 대단히 넓다. 오래 된 도시도 아니다. 시내 중심가의 초고층 건물을 제외하면, 야자수 나무보다 높은 건물을 찾기가 힘들었다. 1층, 높아봐야 2~3층짜리 건물들은 많았지만 말이다.
서울과는 너무도 다른 풍경이었다. 야자수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 로스엔젤레스, 그리고 야자수가 아닌, 아파트와 빌딩이 숲을 이루는 서울. 뭐, 둘을 놓고 뭐가 좋네, 뭐가 안 좋네를 따지고 싶진 않다. 그저, 로스엔젤레스는 너무도 이질적인 풍경으로 다가왔다.


조용하면서도 활기찬, 로스엔젤레스

여담으로, 로스엔젤레스 이야기. 로스엔젤레스는 미국식 문화의 또다른 중심지다. 영화산업의 중심지이고, 각종 스튜디오도 여기에 있어 온갖 종류의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된다. 라스베가스, 마이애미, 뉴욕을 다루는 <CSI>도 꽤 많은 장면을 LA의 세트에서 찍지 않는가.
그러다 보니, 로스엔젤레스는 각종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엄청난 우여곡절을 겪는다. 특히 드라마 <24>는 절정이라 할 법하다. 24시간 내에 그렇게 많은 테러가, 로스엔젤레스에서만 일어나는 이유는 대체 뭐람. 하지만, 내가 그 날 낮까지 느꼈던 로스엔젤레스는, 너무도 따뜻하고, 포근하고, 조용한 도시였다.

도시 중심지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칼텍(Caltech;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이 있었다. 누가 대학이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주변 마을의 일부라고 생각할 만큼 아담한 그 학교는, 내 예상과는 달리 너무도 조용했다. 하지만 그 학교가 전 세계에 준 영향은, 그 조용한 학교에서 나왔다고는 믿지 못할 만큼 크고 요란했으니, 이것도 일종의 아이러니일까.

하지만, 로스엔젤레스는 야누스였다. 그 조용하던 도시의 또 다른 면엔, 너무도 활기찬 모습이 있었다. 바로, 헐리우드. 수많은 사람들, 그들을 상대로 거리에서 공연하는 사람들. 그곳은, 역시 사람 사는 동네였다.

늦가을 로스엔젤레스의 태양은 빨리 졌다. 하지만, 그들은 태양이 있든 없든, 조용하지만 활기차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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