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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글 9개

역적

2008/02/22 22:44, 글쓴이 mindFULL
1.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는 말 그대로 역적.
온갖 여론의 폭풍을 맞이하며, 연대라는 작은 성취마저 느끼지 못하며, 그저 걸어가야만 한다.
내가 여자였다면,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내가 남자가 아닌 여자로서 페미니스트임을 외쳤다면, 분명 나는 “싸가지 없는 년”, “자존심만 센 년”, “기센 년” 소리 들었겠지.

2.
어디선가 그런 글을 읽었다. 모 여성그룹의 멤버가 자기 주장을 잘 표현하는 걸, “어차피 그 그룹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예쁘고 착한 소녀들을 원하는 것”이라며 까더라. 그래. 그는 그녀들이 ‘생각하는 존재’라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거야.
하기야, 학생은 머리 기를 생각, 꾸밀 생각 하지 말고 공부 해야하고, 후배는 선배에게 복종 해야하고, 선배는 후배에게 위엄을 보여야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걸. 그런데, 이런 주장이 상당히 심심치 않게 들리는 걸로 보아, 이런 주장을 반대하는 사람은 보통 까이는 걸로 보아, 휴머니스트도 모두 역적의 길을 걷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 본뜻 전달에 방해가 되는 단어를 삭제했습니다.
2008/02/22 22:44 2008/02/22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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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신사임당인가?

2007/11/06 12:50, 글쓴이 mindFULL
왜 신사임당을 50000원권에 새겨야 했는지, 난 그 의도를 도저히 모르겠다. 이건 정말 철저한 실패다. 괜히 눈치보기 하려다 모든 걸 망쳐버린 꼴이랄까? 이도저도 아닌 꼴이 되어버린 셈이다.

가부장제의 문제를 지적하는 건 그 분파 많은 페미니즘의 기초 중에 기초다. 단지 여성 누군가를 집어 영웅으로 만드는 게 페미니즘이 아니라는 소리다. 알파걸이네 뭐네, 이런 소리가 페미니스트인 나한테도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이유가 그거다. 대체 누군가를 영웅화해서 얻는 게 무엇인가?

이런 생각이 든다. 과연 조선시대에, 우리가 지폐에 새길 만큼 ‘위대하다고 인식하는’ 인물 중에, 여성이 있을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은 ‘아니오’. 허난설헌과 같은 인물이 있었으나 그녀는 (한국 사람들이 매우 좋아하는 실적이 적기에) ‘자질 부족’ 소리를 들을 테고, 차라리 황진이와 같은 인물을 세우자니, 보수적인 어르신들 ‘기생따위를 지폐에 새긴다’ 소리 나오는 거 뻔하니, 결론은 gg.

여하튼... 이건 정말 아니다. 이렇게 될 거였다면 차라리 “꼭 지폐에 인물을 새겨야 하는가” 식으로 접근하는 게 나았다.


꼬랑지. 이건 신사임당이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는 게 아니다. 그녀는 ‘가부장제 하의 여성의 역할 모델’로 숭상화된 면이 크고, 실제로도 이 이상의 의미를 갖기 힘든 인물이다. 과연 한국은행에서 인물을 선정하며, 진정으로 페미니즘의 의미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했는지 의문이다. 정말, 생색내기 또는 눈치보기 정도,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이번 건은 말이다.

유관순은... 조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2007/11/06 12:50 2007/11/0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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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녀

2007/04/08 11:37, 글쓴이 mindFULL
한심하다. 개인의 (사상이 아닌) ‘취향’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으로 올바른 게 아니거늘. 정신나간 극우파 하나 나오면, 일본 문화 좋아하는 사람 꼭 물고 넘어진다.

한심하다. 사유는 항상 남자가 하고, 그리고 그 사유의 ‘대상’은 항상 여자다. 그래서 ㅇㅇ녀는 있지만 ㅇㅇ남은 없다. 역겹다.

여기서 더 이상 언급하는 것 자체가 사족이다.
2007/04/08 11:37 2007/04/0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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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2007/04/04 19:52, 글쓴이 mindFULL
여성주의는, 여성의 이익과 권익을 향상시키는 게 아니다.
여성주의는 앏의 방식에 대한 사유다.

아는만큼 보인다? 돌려 말하면, 고정관념이 사실을 만든다는 말과 다를 게 없다.
눈을 감아야 새로운 것이 보인다.

여성주의는 질문의 방식을 바꾼다.
요새 남자들이 기가 죽었죠. 근데 기를 살리면 뭐해요?!

여성주의가 남성의 파이를 가져가는 게 아니다.
여태까지 남성 혼자 파이 만드느라 힘들었을테니, 같이 만들자는 거다.

남자는 늑대, 여자는 여우, 애는 토끼, 늑대가 나가면 기러기 아빠?
늑대는 늑대와 맺어야지, 늑대가 여우와 맺어져 토끼를 낳는 게 얼마나 비정상인가?

평화를 다른 말로 하면 대화.
대화를 거부함으로써 얻어지는 알량한 쿨함은, 대화, 나아가 평화를 해친다.


월요일, 정희진씨의 <한겨레21 창간 13돌 기념 인터뷰 특강 - 누구의 자존심? 자존심의 경합> 중에서.
20000원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명강의.
2007/04/04 19:52 2007/04/0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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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너희가 페미니즘을 아느냐

2007/01/06 15:05, 글쓴이 mindFULL
여성가족부가 성매매 방지를 위해 벌였던 이벤트는 분명히, 큰 실수였다. 운영 방식 자체의 미숙에서 온 거라고 밖엔 설명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그 작은 해프닝 때문에 여성가족부가 받은 비난, 예상대로 지금은 엄청 사그라졌지만 들끓던 ‘여성가족부 폐지 여론’은 심상치 않았다. 말 그대로, 페미니즘(여성주의)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까이고’, 또 까인다. 페미니즘을 비판 혹은 비난하는 사람은, 널리고 널렸다.

여성가족부의 ‘성매매 예방 이벤트’. 이 이벤트는 분명히, 큰 실수였다.

스크린샷 : 인터넷한겨레, 편집 : ZF.

하지만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 중, 페미니즘을 알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 전에, 페미니즘에 대해 아는 사람은 대체 몇이나 될까?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 당신은 페미니즘에 대해 얼마나 아는가? 그저, 남성우월주의의 반대 항으로만 인식하고 있진 않은가? 그래서, ‘페미니즘=여성우월주의’란 공식을, 남 몰래, 아니 남 알게 세워놓고 있지 않은가?

페미니즘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들

1

- 페미니즘에 대한 매우 흔한 오해들
하나. 이 블로그 밑에 있는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남성이다. 하지만, 난 페미니스트임을 자처한다. 아, 그럼 난 대단한 마조히스트(masochist,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아 성적 쾌감을 느끼는 사람)인가?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글은, 내가 마조히스트라는 걸 만방에 밝히는 ‘커밍아웃’?

둘. 페미니즘은 성매매를 찬성할까, 반대할까? 여기에 대답은, ‘둘 다 한다!’ 이른바 ‘급진주의 페미니즘’은 성 판매 여성을 ‘희생자, 허위허식과 세뇌된 여성’으로 보며, ‘성매매 자체가 인권 침해’임을 외치지만 ‘자유주의 페미니즘’은 성 판매 여성을 ‘성 노동자, 성 전문가’로 보며 ‘성 노동 금지가 생존권 침해’라고 외친다!1 그럼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극렬 페미니스트’가 되면 ‘성매매 자체가 인권침해’이지만 ‘성 노동 금지는 생존권 침해’이니 ‘인권침해를 하자’고 말하게 되는 건가? 아, 헷갈리기 시작한다!

셋. 많은 사람들이, 다른 몇몇 ‘~이즘(ism, ~주의)’처럼 페미니즘은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길이며, 모든 ‘페미니스트’임을 자처하는 사람은 그를 따라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여성가족부를 비판하는 페미니스트들도 있긴 있잖아. 왜 페미니스트들은 자기들끼리, 원론적인 것 가지고도 논쟁을 벌이는 거지? ‘이해도’가 낮아서 그런 건가?

2
- 대체 페미니즘은 무엇인가
누구나 쉽게 저지르는 잘못이기도 하면서, 그 어느 잘못보다도 ‘꼴불견’인 잘못이 있다. 알지도 못하는 것을 비난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알지도 못하는 것에 대한 언급은 비판일 수 없다. ‘합리적인 판단 기준’에 입각한 ‘판단’을 하기 위해선 대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알지도 못하는 것에 대한 언급은, 잘 해봤자 ‘비난’일 뿐이다. 아니면 신앙심이거나.

페미니즘은 여러 분파의 모임으로 이해해야한다
한 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조금 독특한 마을이어서, 일종의 ‘목표’가 있다. 하지만 이 마을 사람들의 생각이 모두 똑같은 건 아니다.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이나, 일종의 ‘길’이 하나만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이게, 바로 페미니즘이다.
성 평등을 실현하는 길은 다양하다. ‘행위 자체’를 중요시하는 사람도, ‘의사 자체’를 중요시하는 사람도 다 페미니스트로 묶일 수 있다. 방법론을 따져볼까? 성 평등을 실현하려면, 여성의 권익 향상시키는 방법도, 남성의 권익을 깎아내리는 방법도 있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이 언급하는 ‘극렬 페미니스트’라는 말은, 말 그대로 어불성설이다. 다양한 것들을 하나로 쉽게 묶어서 생각할 순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2 문제는, 이런 딱지가 너무나도 쉽게 붙는다는 거다. 페미니즘을 매우 조금이나마 아는 사람으로서, ‘극렬 페미니스트’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한심스러워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 교육, 미디어, 그리고 편견
대체 이런 오해들은 왜 생기는 것일까? 일차적으론 교육의 문제가 있겠다. 아무도 페미니즘을 ‘가르치지’ 않는다. 성평등에 대해, 성적 소수자에 대해 조금 언급이라도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것이 페미니즘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페미니즘이라는 게 딱 하나로 말할 수 있는 게 아닌, 너무나도 다양한 거란 걸, 그나마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렇게 전혀 알지 못하면서, 기존 가치관(가부장제)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이념을 처음 ‘목격’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저 사람들 대체 왜 저러는 거야, 한심하게.’ 정도일 거다. 기존 사고방식으론, ‘다른’ 사고를 이해하긴 힘드니까.

뉴스와 뉴스 댓글은, 항상 자극적인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자극적이지 않은 이야기는 묻혀 작은 기사로 전락해 버리고, 논쟁거리는 항상 톱기사가 되어 수많은 댓글의 향연을 이끈다. 내가 포털 뉴스를 그다지 탐탁지 않게 보는 이유가 이거다. 항상 소모적인 논쟁(?)만 이끄니까. 페미니즘에 대한 건,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진 않을 거다. 기존 가치관과 정면으로 대항하는 것만으로도 논쟁거리인데, 앞뒤 맥락 다 잘라놓고 항상 자극적인 언행만 큰따옴표에 묶여 기사 제목이 되어버린 게, 어디 한두 번인가? 이게,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의 두 번째 원인이다. 이러한 자극적인 미디어가 낳은 편견 말이다.

(아참, 많은 사람들이 ‘운동권’과 ‘시민단체’는 항상 자극적인 운동과 시위만 하냐고 오해하는데, 그것도 여기서 생긴 문제라 본다. 잔잔하게 ‘대안’을 ‘제시’하는 시민단체, 대개 묻히기 마련이다. 보이지 않을 뿐이지, 어딘가엔 있다. 나도 하나 봐둔 데가 있으니까.)


‘모름’으로 생긴 편견은 풀기 힘들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계몽주의’처럼 가르치려는 방법도 있지만, 난 그 방법은 싫다. 난 당신의 성실성에 기대를 건다. 오해는 직접 알아가는 ‘성실한’ 사람들에겐 자취를 감추기 마련 아니던가.
그래서 나는, 무책임하다는 걸 알면서도, 당신의 성실성을 어렴풋이 기대해본다. 이 글이, 잠자고 있는 당신의 ‘성실성’을 깨우는 일종의 기폭제 역할을 했기를, 진심으로 빈다.


P.S. 페미니즘도 역사가 꽤 오래된 이념이다. 위에서 언급한 급진주의, 자유주의, 마르크스주의, 사회주의 등의 분파 역시, 오래된 것들이다. 요새 들어선 이러한 이념들이 ‘서로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다양해지고 있다는 걸 꼭 알아두시길. 또, 고전적인 페미니즘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백인 중산층의 것’이었지만, 요즘엔 그런 것들을 페미니스트 스스로도 비판하며(‘우머니즘’이란 말도 잠깐 나왔었는데, 난 그것도 이러한 움직임 중 하나라 본다), 보다 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니, 그런 오해들은 풀었음 하는 바램이다.

아참, 나도 페미니즘을 자세히, 그 분파가 어떤 이념을 갖고 있는지 자세히 알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인식이 확실히 ‘틀렸다’는 건 알고있을 뿐이다. 부족하다 욕해도 좋다. 부족한 게 나다.
주.
  1. <페미니즘의 도전>(정희진 지음, 교양인) 235쪽
  2.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는 말은, 여기서 써도 좋을 듯하다.
2007/01/06 15:05 2007/01/0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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