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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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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가 문제가 아니다

2008/09/01 21:19, 글쓴이 mindFULL

가끔 다정해서 탈인 게 있다. 버스다. 난 너와 떨어질 수 없다며 처절하게 외치며 붙어다니는 버스. 볼 때마다 염장질린 기분에 치가 떨린다. 농담이고, 이렇게 되면 나가던 시간에 나가서 여유있게 등교할 수 있겠거니 싶었다가도 뒤통수 맞는 일이 생긴다. 목요일 날 학교 청소하랜다. 앉았다 일어났다 좀 해줬더니, 허벅지가 아프다고 난리다.

내가 내가 아닌 곳이 있다. 바로 지하철과 지하철 환승 통로다. 맨 앞에서 치고 나가지 않는 이상 빨리 나가기도, 천천히 가기도 어렵다. 그냥 흐름에 몸을 맡겨야 한다. 그렇게 사람들은 아침마다 래퍼가 되어 "Flow에 몸을 맡"긴다. 쉬었다 가자고? 쉬었다간 그날 허벅지가 나를 미워할 지도 모른다.

제발 좀 서있으라고 캠페인까지 하는 곳이 있다. 에스컬레이터다. 서있으면 좋지. 편하고, 기계 고장도 안 날테고... 근데, 그게 마음만큼 안 된다. 왜냐, 아침이니까. 지하철 한 대, 버스 한 대 놓쳤다간 걸어서 올라가느냐, 뛰어서 올라가느냐, 포기하고 웨이트 트레이닝 좀 해주느냐가 결정된다.

대체 왜 이럴까. 당장 옆나라만 해도 2분 만에 차가 오는 덕분에 느긋하게 출근한다는데. 우리도 사실 2호선 출근시간 배차간격은 2분 아니던가? 이유야 뻔하다. 연착 때문이다. 그럼 연착은 왜 일어나는 걸까? 사람이 많아서다. 제곱킬로미터당 17000명 정도가 산다. 원체가 미어터지는 도시인데, 강남 지역엔 정말 온갖 회사란 회사가 다 있다. 그래도 강남보단 훨씬 나은 편인 종로구에 있는 학교에 다니는 나도 불규칙한 4호선 배차간격 덕분에 '닥치고 에스컬레이터는 걸어가고 보자' 식 마인드로 서두르는데, 강남 직장에 2호선을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은 어떤 기분으로 출근할까. 안봐도 뻔하다.

가끔 미어터지는 사람들, 어떻게든 타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 때문에 배차간격이 망가진다고들 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늦는다. 그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출퇴근하는데, 밀리고 밀리다 보면 일단 나부터가 늦는데 대체 누가 관대하게 나는 다음~다음~다음차를 타겠소~라 말하며 출근할까. 문제는 사람 수다. 번듯한 회사는 닥치고 서울, 집은 닥치고 수도권 식의 마인드를 계속하는 한, 출근길은 계속 지옥일 거다.

참고기사 http://h21.hani.co.kr/section-021003000/2008/07/021003000200807070718043.html

2008/09/01 21:19 2008/09/0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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