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새 갑자기 어머니 생각이 난다. 죽음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만약, 지금 여기서 나와 함께하고 있는 친구들 중 누군가가 죽는다면, 다시 만날 수 없게 된다면, 그렇다면 한동안 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언젠가는 그를 보내줄 수 있겠지.
하지만 그때 나에게는 마음의 준비가 덜 되어있었다. 투병하다 가신 할머니, 사고 후 한달동안 중환자실에 계시다 결국 가신
할아버지는 이제 더이상 내 마음 속에 계시진 않는다. 기억 속에 계실 뿐이다.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어머니를 회상할 수
있다는 것, 더이상 아프지 않다는 것과 그분에게서 진정으로 자유로워진다는 게 다르다는 걸, 그게 이렇게까지 다르다는 걸 나는
몰랐다. 조용히 외친다. 나는 졌다.
2.
초등학교 다닐 적, 집에 오는 길에 아주 가끔, 나는 들꽃을
꺾거나 낙엽을 주워 어머니께 드리곤 했다. 지금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첫째, 내가 훌쩍 자랐기 때문이요, 둘째, 들꽃을
꺾던 아파트는 재건축 중이라 이젠 들꽃 구경하기도 힘들기 때문이요, 셋쩨, 가장 큰 이유, 더이상 나는 누구에게 꽃을 줄 수
있는 처지가 못 되기 때문이다. 아이같은 소박함을 그저 받아주는 사람이, 내겐 지금 없다.
소년으로 살 수 있던 몇
년을 잃어버렸다는 게, 이럴 땐 이렇게도 버겁게 다가온다. 아직 남아있어서다. 아무 것도 모르던 그 소년이. 조숙해야만 했던,
아니, 그래야만 할 것 같다고 생각했던 지는 몇 년 동안 구석에서 마음 속으로 눈물만 삼키던 그 소년이.
소년이 소박함을 잃는다는 것, 아이다움을 잃는다는 것은 얼마나 잔인한가, 잠시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