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종합일간지 <르 몽드(Le Monde)>는 ‘거리 두기’에 신경을 쓰는 신문이다. 이들은 공개적으로 이념을 표방하고,특정 세력을 ‘지지’하지만, 그 지지가 편애가 되지 않도록 힘쓴다. 물론 지지를 표현하는 것이 언론으로 옳은 길이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나는 이 형태를, 지지를 표현하지 않고 공공연히 ‘후보 밀어주기’를 행하다가 정작 중요할 땐 발뺌하는 우리 언론보다는 훨씬 나은 형태라고 보니 일단 논외로 두도록 하자.
그런데, 그 ‘거리 두기’를, 그 쉬워 보이는 걸 왜 그들은 그렇게 신경을 쓰는 걸까. ‘거리 두기’라는 게 예상 외로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적인 관계 속에서, 거리는 모르는 사이에 쉽게 허물어져 결국에는 ‘부패’로 전락해 버린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
이렇게 ‘거리 두기’는 정치적인 면에서도 참 어려운 거지만, 내겐 인간관계 면에서도 ‘거리 두기’는 어렵다. 어쩌면, 나의 그다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조금은 튀는 아이였던 나는 그 ‘튐’으로 인해 혼자가 되어야만 했다. 따돌림 수준은 아니었는데, ‘자라나는 꿈나무’ 소리를 실컷 듣는 나이에, 마음 놓고 이야기 할 ‘친구’라는 존재가 거의 없다는 건 확실히 정신의 성장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었나 보다.
(여기서 잠깐 주제와 큰 관계 없는 이야기 하나만 하자. 나는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에겐 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아니, 그런 주장 자체를 혐오한다. 개인적인 호불호 문제로 누가 외톨이가 되는 건 자연스럽다고 치자. 하지만 외톨이를 ‘박해’하는 건, 자연스러워도 ‘피해야’ 한다. ‘다름’과 거리두기는 가능하지만, ‘다름’을 박해하는 건 ‘차별’이다.)
존 레넌, U2의 음악을 듣다 보면, 평화와 사랑 말고도, 일종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매우 흥미로운 공통점인데, 존 레넌과 U2의 송라이터 보노는 각각 17, 14세에 어머니를 잃었다. 그리고 그 ‘어머니의 부재’가 낳은 레넌의 <Mother>, U2의 <Mofo>와 같은 곡은 그들과 같은 공통점을 가진 나의 감성을 한없이 자극한다. 생각해보니, 아직 3년도 되지 않았다.
그 ‘어머니의 부재’라는 게 나의 중학교 3학년을 어떻게 만들었나. ‘외톨이’였던 나는 그나마 ‘친구’는 얻을 수 있었다. 나는 아직도 (형식적으로나마) 위로의 메시지가 가득했던 그 편지지들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때 담임선생님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하지만 결국은 같은 사회 안에서의 변화가 아닌가. 외로움은 더 커졌고, 그 무렵 시작한 게 블로그였다. 새로운 사회에서 전혀 모르던 사람들을 알아가는 게, 내겐 너무도 고마운 일이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블로그라는 건, 결국엔 편법이다. 온라인, 글로 연결된 세상과 오프라인, 말로 연결된 세상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지금 나는 여전히 이 ‘거리 두기’를 못한다. 누군가에게 한없이 의존한다. 지난 9년 동안 눌려왔던 모든 커뮤니케이션 욕구를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양, 끊임없이 말을 걸고, 그때마다 새로운 말을 지어내야 하는 내 뇌는 결국 과부하가 걸린다. 그리고 쓸 데 없는 말을 반복한다. 온갖 말을 다 끌어내다 보니, 남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말이 ‘최후의 카드’로 나오고 만다. 죽을 지경이다. 미안해서.
(어쩌면, 선후배간에 알 수 없게 ‘장벽’을 그으려는 걸 내가 거의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것 역시 이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에겐 커뮤니케이션보다는 권위가 더 중요하겠지만, 내겐 하찮은 권위보단 커뮤니케이션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다.)
거리두기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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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 2007/04/09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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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평소 생각해오던 것을 쓰셨네요ㅠㅠ 어디서든지 거리를 두는 것은 필요한것 같아요.
서로를 알아가는 기쁨도 있지만 알아가는 괴로움도 있는 것을...그러면서도 나는 혼자인게 견딜 수 없어서 또-_-;
사회는 거리를 좁히고 들어오길 자꾸 요구하는데. 그래야 잘먹고 잘 사는데. 모르겠습니다..-

ZF. @ 2007/04/15 17:42-

- 우리 사회는 결국엔 애매함, 모호함이 지배하는 사회니까요. 독선보다는 그게 낫고요. 하지만.... 그게 더 힘들긴 하네요. 적절함을 유지한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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