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근처로 가격이 형성된 '중가' 이어폰 중 탁월한 음질로 꽤 이름 날리던 이어폰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소니의 MDR-E888, 그리고 크레신의 LMX-E700.
이 중 MDR-E888은 내가 쓸 수 있는 놈이 아니었고 (내구성이 극악이라, 나처럼 물건 꽤 험하게 다루는 사람은 6개월도 못 버틴다!), 음질이 듣는 음악에 따라 꽤 많이 변한다고 알려져 쓰기 참 귀찮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이어폰은 LMX-E700. 꽤 오랜 시간을 이 이어폰이랑 함께한 것 같은데, 얘도 단선같은 고질병이 일어나며 운명하셨고, 결국 난 요새 아이팟 번들 이어폰을 쓰고 있다. (사족. 아이팟 번들 이어폰 음질 구리다 구리다 하는데, 그래도 들어줄 만은 함. 문구점에서 만원 안되게 파는 것보다는 확실히 밸런스가 괜찮다니까. 가격이 30000원 넘는 게 에러일 뿐이지;;; 그리고 LMX-E700은 유닛 크기가 커서 귀가 아픈 단점이 있는데, 나는 귓구멍 크기가 커서 그런지 그런 건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근데 문제는 이 두 이어폰이 모두 단종됐다는 거다. 888이야 뭐 내가 쓸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 그렇다 쳐도, E700이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건 내가 C240E 같은 저가 이어폰만 사용해야 한다는 걸 의미했다. C240E는 그 가격대에서 꽤나 괜찮은 소리를 뽑아내지만, 가격대의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제품이 아닌가.
근데 지난 7월, 크레신에서 이런 모델이 나왔다.
내가 C240E 산지 며칠 안돼 나온 모델이었다. 이걸 링코에서 처음 봤을 때, '어라.. 이거 꽤 E700스럽게 생겼는데...'란 생각이 들었다. 예감 적중. E700 개선작이었다.
짧은 선(0.5m)에 연장선 하나 주던 E700은 불편했다. 아이팟 같이 큰 걸 허리 위에 두기가 좀 뭐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주머니 근처에 아이팟을 두자니, 선이 치렁치렁거린다. 머리가 완전히 마른 후에 착용하는 헤드폰 ATH-FC700 역시 0.5m 선에 연장선이 포함된 형태인데, 이게 선이 너무 길어 자꾸 어디에 걸린다. 불편하다. 이에 반해 C470E는 1.2m 코드다. C240E에 포함돼 꽤 괜찮은 느낌을 줬던 단선방지 코드를 그대로 쓴다. 게다가 넥체인형(일명 y형)이 아니라 대칭형(Y형)이다. 덕분에 뒷목 근육이 항상 긴장돼 뒷목에 뭘 놓으면 근육이 자꾸 아파오는 나에겐 더없이 좋은 모델. 게다가 가격도 (정가가) 3만4천원으로 내려갔다. E700이 얼마였냐고? 정가...6만원...
요새 이런저런 걸 자꾸 사느라 돈을 모으질 못하고 있었다. 앨범은 자꾸 나오지, 커피의 유혹에 자꾸 넘어가지 ... 일주일 용돈은 대부분 수요일 즈음에 바닥났다. 근데 이런 게 나오다니! 오랜만에 돈을 좀 모아볼 계기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