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훌륭하진 않은 실력이지만, 어떻게든 ‘웹 디자인’이라는 걸 하고는 있는 내게도, 디자인은 어렵다. 웹 디자인의 경우, 사이트의 Needs를 파악하고, 그 Needs에 따라 메뉴 배치를 하고, 거기에 스타일을 덧대고... 이거 쉬운 일 아니다. 하지만 웹 디자인을 포함한, 모든 디자인이 어려운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자신만의’ 디자인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생기는, 영원히 풀 수 없는 딜레마. 세상에는 이미, 수도 없이 많은 디자인이 있다. 내가 어떤 스타일을 만들어 냈을 때, 그 스타일이 누군가가 이미 시도하지 않은 스타일일 거란 보장이 아예 없다. 게다가 그 디자인을 만드는 건 내 의식과 무의식. 그 의식과 무의식 속에 담긴 어떤 디자인은, 내 머리가 만든 것일 수도 있지만, 내가 ‘얻어낸’ 것일 수도 있는 바. 결국엔 모든 디자인은, 표절과 변용(혹은 복수표절), 그리고 창작의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고 만다.
물론, 이 이야기는 디자인에만 한정된 게 아니다. 음악 이야기좀 하자. 물론 다른 이의 음악을 의도적으로 ‘가져와’ 자기 것인 양 발표하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정말 여기저기 막 흠잡아 배꼈네 뭐네 하는 건, 정말 흠집내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 본다. 그런 식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좋은 음악이 나올 수가 없다. (이미 여러 음악에서 사용된) 단순한 8비트 드럼을 넣었다 해서 표절이네 아니네 하면, 이 세상에 나오는 모든 음악의 비트는 필요 이상으로 복잡해져버릴 수밖에 없으니까.
창작이라는 것도 일종의 레고 쌓기가 아닐까싶다. 이미 존재하는 (물론 때로는 레고 블럭이 아닌 다른 걸 쓰는 등의 ‘실험’을 하거나, 직접 레고를 ‘만들어야’ 할 때도 많지만) 수많은 레고 블럭을 이용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게 창작이 아닐까. ‘똑같은 레고를 썼다’고 욕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P.S. 물론 ‘논문표절’ 같은 건 절대 해선 안될 일이다. 물론 비슷한, 거의 일치하는 논문이 나올 수도 있지만, 논문의 경우는 거의 ‘생명’이나 다름없는 게 ‘참고 문헌’을 제대로 정리하는 일이니까. 게다가 동일한 논문을 중복게제해 ‘실적’을 올리는 건, 두말할 것 없이, 해선 안될 짓 아닌가.
표절에 대하여
-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blog.zfbe.com/station/trackback/414
-
LearningMachine @ 2007/02/20 15:19-

-
바퀴의 재발견.
-

ZF. @ 2007/02/20 17:09-

- 음?
-
-
가을방랑자 @ 2007/02/21 20:10-

-
수도 없이 많이 인용되어 누가 내뱉은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모방이 두려우면 아예 디자인을 포기하라" 라는 말이있습니다.
디자인은 트렌드를 따르는 하나의 "매체". 예술도 마찬가지. 그리고 후세는 그 시대를 일컬어 "xx파", "xx시대"로 나누죠.
전 모방, 표절 모두 그냥 무시합니다. 실상, 개체는 개체로서만 평가할 수 있다는 제 신조때문이기도 하지만…. 뭐, 알아서 도태하지않겠습니까? 흐흐 (...)-

ZF. @ 2007/02/22 19:18-

- 뭐 저도 여기저기에서 모티브를 얻는걸요. 결국엔 다 트렌드 아니겠습니까.
-
add
- 댓글 남기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