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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4개

20081008

2008/10/08 21:26, 글쓴이 mindFULL

1.
역치가 높아진 걸까. 세상은 여전히 나쁜데, 거기에 놀랄만큼 무감각해진 나 자신을 느낀다.

2.
가만히, 아무 생각 하지 않고 있을 때 나는 어딘가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조금은 슬픈 눈으로. 이를 어떤 감정이라 말할 수 있을까? 아쉬움? 불안함? 아니면 안타까움?

혼자 있을 때 웃는 시간이 부쩍 줄고 있다. 음악에 보다 많은 걸 의존하고 있다.

2008/10/08 21:26 2008/10/0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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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2008/08/21 22:06, 글쓴이 mindFULL

나는 나 스스로가 글을 매우 잘 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통 내가 쓰는 글이 그렇다. 건조한 문체, 그다지 현학적이지 않은 수사, 쉽지 않으나 어렵지도 않은 난이도. 불만족스럽진 않으나 딱히 만족스럽지도 않다. 이도저도 아니다. 맛이 없다.

반어적인 글, 비꼬는 글은 예외라 느끼긴 한다. 상대방을 비꼬고, 비꼬고, 또 비꼬며 현실을 비튼다. 거기서 오묘한 분위기가 가끔 풍겨나오곤 한다. 하지만 그게 다다. 나는 누군가를 파괴해야만 멋진 글을 쓸 수 있는 걸까. 그렇다면 나의 삶이란 대체 얼마나 파괴적인 것인가. 맛은 있으나 바르지 않으면 그것을 보고 다행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하여, 나는 글을 참 못 쓴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글로 무언가를 충실히 전달할 수 있을 지 자신이 없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다지만 미래는 불확실하기만 하다. 불확실, 다른 말로 스릴 또는 두려움. 스릴은 타인을 볼 때나, 해피엔딩일 때에나 쓰는 말이다. 알아갈 수록 두려움만 커진다. 내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글을 잘 썼으면 좋겠다.

2008/08/21 22:06 2008/08/2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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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2008/03/11 02:51, 글쓴이 mindFULL
문득 생각이 난 질문. 나에게 묻는다. 나는 용감한가?
거의 반사적으로 돌아오는 대답은, “아니다”에 가깝다. 그렇다. 나는 그다지 용감하지 않으며, 오히려 위험을 회피하려는 사람에 가깝다.

다시 돌아오는 질문. 나는 사명감을 잃어버렸는가?
역시 반사적으로 돌아오는 대답, “아니다”. 나는 사명감을 잃어버린 적이 없다. 하지만 나의 사명감은, 세상을 뒤엎어버릴만큼 강한 행동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나는 나의 생각을 관철시키고 싶을 때, ‘먹힐 확률이 가장 높은’ 방법을 선택하지 않는다. 다만 ‘먹히지 않을 확률이 가장 낮은’ 방법을 선택할 뿐이다. 승리와 패배의 이분법으로 생각하자면, 나는 이길 확률이 가장 높은 선택을 하는 게 아니라, 지지 않을 확률이 가장 높은 선택을 한다는 소리다. 그래서, 나는 요새들어선 신랄한 비판글보다는, 차분하게 관망하며 그저 짚어보는 글을 더 많이, 블로그에 올리곤 한다.

내 글에서 공격성이 상당히 거세되어있음을 느낀지 꽤 오래 된 것 같다. 예전같았으면 날카로운 비판에서 멈췄을 글인데, 요즘 내가 쓰는 글은 날카로운 비판에서 멈추지 않는다.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강할 때, 그때마저도 나는 나의 글을 날카롭게 하지 않기 위해 다듬고, 또 다듬는다. 다른 이들이 칼을 날카롭게 하기 위해 칼의 옆면을 갈 때, 나는 칼을 무디게 하기 위해 칼을 수직으로 세워 숫돌에 비빈다. 추론 과정과 생각을 보여주고, 보여주고, 또 보여주어 짐짓 조금이라도 날카로워보일 수 있는 비판에, 나의 사적인 감정과 같은 것이 실리지 않았음을 괜시리 보여주고 또 보여준다. 그리하여, 이러한 나의 소심함은 나의 글에 수많은 변명, 그리고 사족을 남긴다.

물론, 애시당초 사족을 달 의무를 규정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니, 사실 사족은 쓸데 없는 덧붙임일 뿐이다. 이런 내가 만든 구속 아닌 구속때문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내 감정이 유달리 어디론가 튀어버려 누군가를 때리고, 그 사실로 인해 나 스스로가 아파하기도 한다. 하지만, 난 내 공격성이 누군가를 힘들게 하는 걸 수도 없이 목격했으므로. 그러므로, 내가 해야할 일은, 사족을 만들고, 나를 구속하고, 내 감정을 컨트롤하는 일 뿐...
2008/03/11 02:51 2008/03/11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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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

2007/02/22 18:25, 글쓴이 mindFULL
Pink Floyd의 Brain Damage를 듣고있었다. 갑자기 한 소절이, 나를 놀라게 한다.
There's someone in my head but it's not me

아직 나는 저 정도는 아니라 믿고 있지만, 블로거 ZF라는 페르소나와, ‘나’라는 존재는 꽤 다르다. “TV를 봐도 뉴스만 볼 것 같은” 사람이 블로거 ZF라면, “<CSI:miami> 매니아에 <거침없이 하이킥>을 즐기고, 심지어는 <재용이의 순결한 19>까지도 받아들이는(물론 거부감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사람이 바로 나다.

내가 토론을 ‘좋아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사실 그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내가 누군가의 차가운 비판 상대가 될 때, 내 가슴이 철렁-하는 느낌을 ‘좋아한다’... 그건 거짓말이다.
순간적인 흥분, 거칠게 늘어놓은 말들, 그리고 충동적으로 눌러버려 다신 돌이킬 수 없는 발행 버튼. 그것이 누군가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는 걸 보고 밀려오는 후회. 그걸 내가 ‘좋아한다’... 그건 거짓말이다.

가끔씩, 개인적인 생각으로만 남기고팠던 생각이 많다. 그저 공감한다는 댓글 몇 개만 받고 싶었던 때가 많았다. 하지만 아무도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결국엔 난, 일종의 필터를 만들고 말았다.

언제부터인진 모르겠지만, 내 머리에서 바로 튀어나온 글은 매우 폐쇄적인 공간에 올려뒀고, 필터를 통과한 글은 이 블로그에 올라오게 됐다. 그 필터는 점점 더 많은 것들을 거르기 시작했다. 결국, 이 블로그에 새 글을 올리는 게 힘들어지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블로그에는 글쓰는 이가 있지만, 그건 내가 아니다. 그건 내가 아니라 블로거 ZF다. 되돌리고싶다.
2007/02/22 18:25 2007/02/2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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