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밖에 되지 않는다지만, 2006년 11월 5일은 어찌되었든 내 삶에서 가장 긴 하루였다. 비행기에 오른 시간이 2006년 11월 5일 15시였는데, 비행기에 내리니 다시 2006년 11월 5일이다. 그것도, 아침 8시. 시간을 번 셈이다.br /br /시간, 그리고 미국 이야기가 나오니 생각나는 책이 있다. lt;아메리카 자전거여행gt;. 미국은 대강 6개 정도의 시간을 쓴다. 동부 표준시(EST), 중부 표준시, 산악 표준시, 태평양 표준시, 알래스카 표준시,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와이 표준시. 나머지는 생략하도록 한다.br /그 책의 저자인 홍은택씨는 서쪽으로 가는 트랜스 아메리카 트레일은 ‘시간을 버는’ 여행이라 했다. 시간대를 서쪽으로 지나면 한 시간 뒤로 가니까, 대강 시간을 버는 거라 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건 동쪽으로 가는 것이다. 왜 시간을 벌었을까. 날짜변경선 덕분이다. 당연한 얘기는 그만 하자.br /br /
br /인천국제공항에 조금 일찍 도착했다. 아침 10시. 12시에 만나 15시 비행기를 타는 사람 치곤 좀 일찍 도착한 거다. 수속을 끝내고 비행기에 올랐다. 보잉의 B777이었고, 유나이티드 항공편이었다. 보잉. 보잉을 잘 기억하도록 하자.br /br /
br /br /비행기는 즐거...운 게 아니라, 곤혹스러웠다. 정말 건조했다. 화장실에 자주 들러야 했다. 어떻게든 수분을 얻어야 했으므로. 세수 한 후, 굳이 말리지 않아도 저절로, 금방 물이 마를 정도였으니까. 이유는 생략. 비행기에서 감기를 얻은 상태로, “Welcome to San Fransisco”라는 말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San Fransisco International Airport)에 도착했다. 악명 높은 US-VISIT 프로그램을 별 문제 없이 통과하고, 시애틀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렸다. 그 비행기는 보잉의 소형 여객기인 B737이었다. 이 비행기는 그렇게까지 건조하진 않았다. 이미 익숙해진 걸까. 역치가 높아졌나.br /br /
br /여하튼 나는, 미국에 왔다. 아름다운 도시인 시애틀에 왔다. 인상적이었던 시애틀-타코마 공항에서 내려 도착한 곳은 보잉의 항공박물관이었다.br /br /
br /a href=http://www.flickr.com/photos/37608765@N00/242414312/in/photostream/보잉과 우리 학교는 ‘사이좋은’ 관계/a다. 덕분에 다음 날, 나는 엄청난 경험을 하게 된다.br /br /
시애틀의 야경
br /대단히 피곤했다. 그도 그럴 것이, 건조하고 좁은 비행기에선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전날에 잠을 조금만 자야했었나. 하여튼, 밥을 먹고, 호텔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나는 내 삶에서 가장 긴 하루를 끝냈다. 누가 하루를 24시간이라 했는가. 그 날 하루는, 41시간이었다. 뭐, 이렇게 번 17시간은 나중에 서울로 돌아가면서 고스란히 뺏길 테니, 세상은 가끔 야속하게 공평하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