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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
글 18개

매체를 어떻게 이해하는가

2008/09/29 20:58, 글쓴이 mindFULL

내가 지금 다니는 고등학교 동문만이 이용할 수 있는 웹사이트가 있다. 사이트의 초기 성격은 '동문 커뮤니티'. 아마 처음 그 사이트를 설계한 사람, 그리고 만들어지는 순간을 함께한 사람들은 그 사이트를 '선배부터 후배까지 수많은 동문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 인식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이트는 애석하게도(?) 동문 커뮤니티라 하기에는 너무 많은 걸 담고 있었다. 주제별 게시판만 있던 게 아니라, 회원 한명 한명이 개인별, 모임별 게시판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구조. 거기에 사용자가 선택한 게시판의 새 글을 알아서 모아 보여주는 즐겨찾기 시스템까지. 말이 게시판과 즐겨찾기지, 사실상 블로그-팀블로그와 RSS 리더 시스템을 구현한 것과 다를 게 없었다.

시간이 흘렀고, 고등학교에 들어오기 전부터 이런저런 통로로 블로그라는 새로운 틀을 마음껏 접할 수 있었던 새로운 세대는 학교의 신입생이 되어 그 사이트에 하나둘씩 정착하기 시작했고, 그 세대는 그 사이트의 개인별 게시판을 블로그의 문법에서 이해하기 시작했다. 블로그에 올라갈 법한 일상의 이야기가 하나둘씩 채워졌고, 제각기 다른 이유로 그 글들은 일정 수의 추천을 받아 웹사이트의 메인에 올라가기 시작했다.

문제는 여기서 생겼다. 고등학생, 아니 학생이라면 거의 누구나 다 해봤을 '선생님 뒷담화'가 친구들만 보는 곳에서 올라올 수 있을 법한 '격한 표현'과 함께 대문에 올라간 것이다. 당연히 그 글은 거센 비난을 받았다. 글을 쓴 후배는 그 글이 대문에 올라갈 거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겠지만, 어쨌든 그 글이 '격한 표현' 그대로 대문에 올라갔으니 말이다. 사이트의 시작을 체험한 사람들은 이야기했다. "개념없는 신입생들이 선배들이 보는 이 사이트를 아직 모른다."라고. 그 글은 일종의 '떡밥'이 되어 여러 동문들끼리 말싸움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지금은 흐지부지된 듯하다.

한동안 그 사이트에 들어가질 않고 있는 관계로, 여러 친구들에게 대충 들은 정황을 옮겨봤다. 난 이 사건을 전해들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이트를 아직 모른다."라고 말하고 있는 그 많은 선배들은 정말 그 사이트라는 '매체'를 너무 좁게만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 말이다. 나는 매체라는 건 누군가에 의해 쉽게 정의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보 전달의 기능이 거의 사그라들고 DJ와 청취자가 소통하는 공간이 된 라디오의 예를 들지 않아도, 어떤 매체가 시대와 환경이 변함에 따라 그 역할을 바꾼 예는 무수히 많이 들 수 있다. 따라서, 블로그라는 새로운 매체가 널리 퍼진 지금 상황에서 더이상 이 '필화 사건(?)'은 선배가 보는 곳에서의 예의를 들먹거리며 접근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 문제되고 있는 것과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예전에도 그 사이트에서는 대문에 올라오는 글에 대한 문제제기가 꾸준히 있어왔다. 그중 가장 흔한 것은 "친구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 추천을 주어 대문에 글을 올리는 등, 대문을 (주로) 재학생들이 너무 쉽게 본다"는 거였다. 여기서도 가장 주된 의견은 "까마득한 선배도 보는 곳인데 예의를 지켜야 하지 않느냐"는 거였는데, 나는 이 문제도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금 우리에게 인터넷, 그리고 커뮤니티는 어떠한 의미일까? 의미라곤 전혀 찾을 수 없었지만, 단지 중독성과 재미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빠져들었던 빠삐놈 열풍을 생각해 보자. 인터넷은 단순한 만남의 장의 차원을 넘어서, 이미 거대한 유희의 장의 기능을 떠맡고 있다. 그게 어제오늘 이야기도 아니고, 이런 현상은 상당히 오랫동안 보여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그 사이트의 이용자가 '까마득한 선배도 보는 곳인데...' 정도의 고지식한 충고를 진심으로 받아들일까? 받아들인다 해도 그런 생각은 오래 가지 않을 거다.

이러한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땐 시스템적인 부분을 손보는 게 낫다. 전자와 같은 부분은 글별로 추천 허용 여부를 체크할 수 있게 해 글쓴이가 적절히 표현의 강도 수준에서의 자기검열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 수 있고, 후자의 경우는 대문을 두 개로 분할해 한쪽은 정보성이나 생각해볼만한 글, 한쪽은 유머러스한 글을 배치할 수 있게 한 다음, 글을 추천할 때 해당 영역별을 구분해 추천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생각해봄직하다 본다. 매체에 대한 다양한 이해가 낳는 부작용을 줄이는 가장 쉽고 좋은 법은 매체의 성격을 명확히 하고, 이를 사용자에게 주지시키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2008/09/29 20:58 2008/09/29 20:58

이 블로그는 언론노조의 총파업을 지지합니다. 이 블로그는 한나라당과 2MB정부의 여론독점 토대 만들기에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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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버팔로 한마리 추가요

2008/09/24 19:34, 글쓴이 mindFULL

토요일! 대장님을 영접하러 상암에 갔다 오겠습니다.

예. 서태지 심포니 보러갑니다. (아.. 이런 막장 고3)

2008/09/24 19:34 2008/09/24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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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돌아왔다

2008/09/23 23:10, 글쓴이 mindFULL

2005년 <Where the story ends : vol.2>를 발표한 후 3년만에! W가 새 (여성)보컬 Whale과 함께 3집 <W&Whale Hardboiled>를 발표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랬던 W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

트랙 2번 곡명이 참 인상적인 앨범입니다. "오빠가 돌아왔다"라니요. 곡명은 민망하지만, 그래도 음악이 좋은 걸 어떡합니까. 첫 느낌은... '다양하다'는 생각이 먼저 드네요. 스펙트럼이 매우 넓어진 느낌이랄까요. 단평은 나중에 천천히 적어서 올리기로 하고, 저는 음악이나 더 들어야겠습니다. (사실은 할 공부가 밀렸다는 ㅜㅜ 어흑 생물 쪽지시험 ㅜㅜ)

P.S. W는 OST를 통해 꾸준히 곡을 발표해왔습니다. 음악감독을 맡았던 <뜨거운 것이 좋아>나 <크크섬의 비밀> OST 역시 아주 멋진 음반들이랍니다. 단순한 OST가 아니라, 정규 앨범 수준의 퀄리티를 내주는 음반이니 말입니다.

2008/09/23 23:10 2008/09/23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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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의 종말

2008/09/19 18:37, 글쓴이 mindFULL

"아침에 일어나서 뉴스를 보니 내가 무슨 프랑스에서 일어난 줄 알았다."

이렇게 신자유주의는 종말을 고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변증법이라는 바퀴는 다시 정부의 개입으로 경제정책의 화두를 돌려놓고 있다. 이미 투입된 자금만 몇천억 달러. 신자유주의란, (영국과 미국 외 몇 나라에서만) 20여년을 살아온 놈의 환송회 비용 치고는 꽤나 큰 돈이다.

P.S. 레이건씨, 이제 좀 편히 쉬시겠죠? ㅋㅋㅋ

2008/09/19 18:37 2008/09/1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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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할 말이 없다

2008/09/18 12:35, 글쓴이 mindFULL

국방부 이 미친 새끼들..

그냥 뭘 적을 힘 자체를 잃게 만드네. 불온도서 친히 선정해주셔서 책 판촉활동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건 뭐 그냥 히틀러 같은 파쇼랑 다를 게 없는 거 같다. 어디 손 댈 게 없어서 교과서를 손대? 미친 놈들...

2008/09/18 12:35 2008/09/1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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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 Wright (1943-2008)

2008/09/16 21:42, 글쓴이 mindF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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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h you were here>, 1975

핑크 플로이드는 전설이다. 프로그레시브다 뭐다, 맞다 아니다 말은 많지만, 장르를 까탈스레 따지는 건 그닥 중요한 게 아니고, 어쨌든 프로그레시브 혹은 아트락에서 핑크 플로이드의 위치는 그 어느 밴드보다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빌보드에 731주나 연속으로 실렸던 전설적인 앨범 <The Dark Side of the Moon>으로 열린 그들의 황금기는 <Wish You Were Here>를 거쳐 <Animals>, 그리고 <The Wall>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그 앨범들엔 언제나 리처드 라이트의 키보드가 있었다. <The Wall> 이후 리터드 라이트가 탈퇴하는 등 내분이 가시화 되었고, 핑크 플로이드는, 아니 정확히 말하면 로저 워터스의 핑크 플로이드는 '유작' <The Final Cut>을 마지막으로 해체의 수순을 걷게 된다. 그게 1983년이다. 그 이후 로저 워터스가 빠진 핑크 플로이드가 활동을 계속했으나, 예전같은 완성도는 더이상 나오지 못했다.

몇 년 전, 핑크 플로이드를 만들었고, 2집을 마지막으로 탈퇴했던 시드 배렛이 세상을 떠났다. 핑크 플로이드의 재결합설이 솔솔 흘러나오곤 했다. 하지만 Live 8 공연에서의 이벤트가 끝이었다. 로저 워터스, 데이비드 길모어, 리터드 라이트, 닉 메이슨의 4인조 핑크 플로이드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리처드 라이트가 이 세상을 떠났다. 어렸던 나에게 "이런 락도 있단다, 얘야. 그저 때려부수는 것만이 락은 아니란다."라고 가르쳐줬던 그 핑크 플로이드는 이제 다시는 돌아올 수 없게 됐다.

핑크 플로이드의 황금기는 이제 온전한 의미의 '전설'이 되고 말았다.

2008/09/16 21:42 2008/09/1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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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한국 XX

2008/09/15 20:12, 글쓴이 mindFULL

가끔 영화나 사람 등이 "자랑스런 한국 XX"라 칭송받을 때마다 나는 의심을 한 번 하는 편이다. 자랑스럽다는 건 남에게 드러내어 뽐낼 만한 데가 있다는 뜻인데, 애써 점잔을 떨려는 게 아니라, 그런 영화나 사람 등이 아무리 훌륭하다 할지라도 그것들과 나를 연관시킬 고리가 오직 국적밖에 없다면 그것들이 나의 가치를 설명해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가령 내가 어떤 것을 디자인했을 때, 그것을 남에게 자랑한다고 하자. 그 작품은 내 능력을 어느 정도 설명해줄 뿐만 아니라, 디테일을 살펴보면 내가 어느 면에 주안점을 두는 편인지 알 수 있게 설계되어 있을 것이다. 따라서 내가 만든 어떠한 작품을 남에게 자랑한다는 건 나의 능력과 가치를 자랑한다는 것이며, 여기서 그 자랑이라는 행동은 나 자신을 뽐내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해볼 만한 자랑인 셈이다.

하지만 단순히 한국 사람이나, 한국 영화를 외국인에게 자랑해본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외국인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 사람, 그 영화 참 멋지네요. 이 정도의 반응을 보일 거다. 몇몇 사람들은 이런 반응을 보일 지도 모른다. "근데 그게 대체 당신이랑 어떤 관련이 있나요?"

물론, 이러한 자랑이라는 행동이 한국이란 나라의 이미지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 효과에서 의문이 들긴 하지만, 좋게 생각하려 해도 그게 다다. 게다가 애석하게도 한국인이라는 사실 자체는 당신의 성향과 가치를 말해주지 않는다. 만약 한국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그 사람의 성향과 가치를 말해준다면, 아마 4800만명은 모두 같은 성향과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을 테니 말이다. 정말 그런가? 그럼 대체 이 나라에선 왜 좌빨이다 수구꼴통이다 이러며 그렇게 싸우고들 앉아 있는 걸까? 같은 가치를 가지는 사람들이라면 왜 그렇게 많은 차별이 우리를 조이는 걸까?

한국 사회가 아직 국가주의나 민족주의에 필요 이상으로 물들어 있다는 건 논할 가치가 없을 만큼 당연한 사실이지만, 여기에 덧붙여 우리는 아직 자신의 '조건'으로 자신을 소개하려는 데 지나치게 익숙한 건 아닐까? 자신에 대한 소개를 (단지 다니는 회사와 직책만 적혀있는 게 전부인 경우가 대다수인) 명함을 건네주는 것으로 대신하는 우리 문화는 아직 우리가 자신의 가치보다 자신의 조건을 더 뽐내려는 데에 익숙할 뿐임을 말해준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국가를 뽐내주려 애쓰는 걸지도 모르겠다.

2008/09/15 20:12 2008/09/1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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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2008/09/15 19:23, 글쓴이 mindFULL

이번 추석 연휴에는 본의 아니게, 말 그대로 '휴식'을 즐기고 있습니다.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진행해볼까 생각은 해봤지만, 정작 손에 잡히지는 않네요. 그래서 공식적으로는 이번 추석 연휴 동안 제가 한 일은 아무 것도 없는 상태입니다.

한 게 없는 건 아닙니다. 미투데이에서는 젤오씨와 함께 사정없이 망가지고 있고, 어제는 절친한 후배와 몇년만에 워크래프트3 밀리를 하며 제가 나이트엘프와는 유독 궁합이 안 맞는다는 걸 깨닫기도 했습니다. (워사냥 사냥감을 잘못 골라서 워가 깨지면 막장인가요?...)

뭐 그렇습니다. 생각해보면 매번 추석에는 알 수 없는 중압감이 있었는데, 이번 추석에는 그런 건 전혀 없네요. 무감각해져간다는 게 가끔은 좋을 때도 있나봅니다.

2008/09/15 19:23 2008/09/15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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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구조

2008/09/13 17:18, 글쓴이 mindFULL

* 이건 이명박을 까는 게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이다.

혁신은 어떠한 개인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건 거의 정설에 가깝다. 나는 이끈다, 너희는 따라라. 이 방식이 확실히 혁신적인 무언가를 만들어 낸 케이스는 셀 수 없이 많다. 신해철 개인이 만들다시피 한 <The Return of N.EX.T part 1 - the being>이나 <Lazenca - A Space Rock Opera>가 <The Return of N.EX.T part 3 - 개한민국>보다 음악적 성취가 높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애플의 혁신의 중심엔 '짜증내는 CEO' 스티브 잡스가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폰트 시스템에서 처음으로 두께와 장평을 체계적으로 정립한 건 순전히 <Univers>의 아드리안 프루티거의 공이다.

그런데, 정말 그 혁신의 중심에 내가 서있을 수 있는가 하고 묻는다면, 그건 아닐 수 있다고 답할 수밖에 없는 게 나였다. 그 불안감으로 내가 만든 무언가에 대해 수도 없이 많은 평가를 묻고 다니는 게 나지만, 작업 방식에 있어서 나는 한없이 독선적이다.

예술의 영역에서, 독재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부분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여기까지 인정하는 건 아주 일부분만 인정하는 것에 불과하다. 내가 리더라 인정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나보다 더 훌륭한 리더를 찾는 거다. 여기에서 필요한 건 개인의 가능성을 발견해내는 작업이다. 이게 민주적인 의사 결정 구조가 예술에서도 필요한 이유다.

2008/09/13 17:18 2008/09/1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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